‘무형문화유산의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강릉 단오제 등재 이후, 중국과의 등재 경쟁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으며, 일본과의 쟁쟁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등재 경쟁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유산 관련 정책이 대대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유네스코 기준에 맞춰 (가칭)무형문화유산법 제정이 추진 중에 있으며, 정책기조도 무형문화유산의 ‘보존’ 중심에서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선점하려는 지자체 경쟁 역시 치열하다. 정책전환에 따른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유네스코 등재 이후에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한 강릉단오제를 참조해 무형문화유산을 활용한 발전전략으로서 유네스코 등재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전통문화의 본향이라고 자부하는 전라북도는 국립무형유산원 건립, 유네스코 아태무형문화유산센터 유치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 및 정책전환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문화재청이 새로운 기준에 맞춰 향후 유네스코 등재 목표로 발굴 중인 ‘비지정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서 전라북도와 관련된 종목은 극히 드문 반면, 전남이나 서울지역의 무형문화유산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북발전연구원(원장 김경섭) 문화관광연구부 장세길박사는 이슈브리핑(제90호)을 통해 환경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뿐 아니라, 전라북도 무형문화유산의 아시아태평양 허브이자 무형문화유산 ‘활용’과 관련한 우리나라 거점으로 조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해 전라북도 무형문화유산의 실태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첫째, 전라북도는 메가톤급 무형문화유산이 많지만, 세계유산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국가대표목록 선정 및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국립무형유산원이 들어서는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전승교육의 중심이자 전통문화의 산업화 거점으로 조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가칭)무형문화유산법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무형문화유산진흥원’이 전라북도에 건립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아․태무형유산센터 유치 지역으로서 아시아태평양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유네스코 가입국이 참여하는 국제행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가칭)아시아태평양 창조센터’ 또는 ‘(가칭)아시아태평양 전통공예산업 박람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넷째, 무형문화유산을 활용 및 전통문화의 사업화를 위해 문화재청이 구상 중인 한국전통공예센터를 유치하고, 새롭게 ‘(가칭)K-스타일 디자인센터’ 건립도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섯째, 전남은 대학․지자체․전승단체가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낙안읍성, 광주김치, 법성포단오제 등을 조사․연구해 중요문화재 지정 및 유네스코 등재 후보에 올려놓았다. 그러므로 전라북도 또한 무형문화유산 관련하여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국립무형유산원, 아태무형유산센터, 한국전통문화전당 등을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거점 및 대한민국 무형문화유산 수도로 조성하고, ‘전라북도 무형문화유산 활용 종합발전계획’(학술연구용역) 수립 등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