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간 사
전북의 여성들은 모진 격랑의 세월 속에서도 엄청난 저력을 바탕으로 가정과 이 땅을 지켜왔습니다.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인내와 끈질김과 지혜로움으로 가정을 지키고 자식을 길러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고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적극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땅의 시대적인 사건에 여성이 함께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아니, 그 정점에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기록을 살펴보면 여성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설령 남아있다 하더라도 남성 중심적인 분석과 기술로 인하여 여성들의 주체적인 삶과 경험에 대한 조명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어느 누구의 딸로, 혹은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구전되어 오면서 독자적인 권위나 공식적인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전북의 역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데도 정작 전북여성의 삶을 조명하기 위한 노력은 미흡했습니다. 여성교육과 더불어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각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이 부상하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여성에 관한 기록은 충실하지 않습니다.
이 땅의 여성들이 어떠한 정신과 혼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는가를 아는 것은 전북여성들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전북을 제대로 알아가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여성100년사』발간은 그동안 무관심했던 전북여성의 삶에 대한 기록들을 모아서 오늘을 살아가는 전북인들에게 보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전북여성100년사』발간 작업은 전북여성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복원하고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역사 속에서 전북여성의 위치를 제대로 찾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하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이 땅을 지켜온 전북 여성들의 저력이 오늘날 우리 자신의 삶의 뿌리임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전북여성100년사』가 현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되고, 미래의 여성들에게는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전북여성들에게 내면에 잠재된 무한한 창조력과 역동성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전북여성의 새로운 세기를 열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방향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전북여성사 집필에 참여해주신 집필위원 여러분과 발간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전북발전연구원장 김 경 섭